먼저 채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이전에 올렸던 채권시장 포스팅을 참고바랍니다.
이번 포스트에서 다룰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거에요.
채권의 기본개념 (정의, 특징, 종류) (tistory.com)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주식과 채권에 미치는 영향 (tistory.com)
- 채권 만기 -
모든 채권에는 만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돈을 빌렸으면 갚을 날짜를 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죠.
만기가 되면 채권자에게 원금을 돌려주어야 하는데 돈을 빌린 주체가 도산하거나 청산당할 경우
돈을 갚을 능력이 없으므로 채무불이행의 리스크가 있습니다.
물론 국채나 우량한 회사채 같은 경우는 그럴 확률이 극히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채권의 만기가 길다면 당연히 그 긴 기간동안 불확실성이 커지고 채무불이행의 확률이 늘어나겠죠.
따라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이자(금리)를 많이 주게 됩니다.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흔히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라 부르는 차트의 모양은
아래 그래프의 초록색 선처럼 만기가 증가함에 따라 수익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 단기 금리 -
단기채와 장기채를 나누는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보통 2년 이하의 만기를 가진 채권을 단기채라고 합니다.
만기가 짧은 단기채의 단기 금리는 중앙은행(미국의 경우 연준)이 결정한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기준금리는 쉽게 말하면 하루 정도의 초단기에 은행들간 서로 빌려주는 무위험 금리라고 할 수 있는데
수익률 곡선에서 통화정책으로 인해 초단기 채권 수익률이 변동하게 되면
가까운 짧은 만기의 채권들이 거기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먼 장기채일수록 통화정책의 영향력은 점점 약해진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아래 그림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기별 국채 금리와 기준금리의 상관계수를 나타낸 막대그래프인데,
국채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기준금리와의 상관계수가 약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관점에서 단기금리는 예금금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예금의 만기가 1년 또는 2년이기 때문이죠.
- 장기 금리 -
장기채는 일반적으로 만기가 10년 이상인 채권을 의미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에 비해 현재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에 덜 영향 받습니다.
지금 연준에서 금리 인상을 매파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기준금리가 10년동안 계속 유지될 확률은 적고
10년 평균으로 보면 기준금리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죠.
한편, 장기 금리는 경기에 대한 전망이 많이 반영됩니다.
경기가 호황일 경우는 기업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테고 그럼 채권 발행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시장에서 채권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금리가 증가하게 됩니다.
반대로, 시장에서 경기가 침체된다고 예상한다면 금리가 하락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미래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강하면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비관론이 강하면 장기금리가 하락합니다.
은행의 관점에서 보면 장기금리는 대출금리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예금보다 대출이 장기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 장단기 금리차 -
채권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대개 전문 투자기관들로 이루어져서
앞으로의 경기 상황에 대해 상당히 신뢰도 있고 선행하는 정보들을 제공해줍니다.
채권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장단기 금리차입니다.
장단기 금리차란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차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미국국채를 기준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수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 미국 국채 2년물 금리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2년물 대신 기준금리 정책 영향이 더 큰 3개월물을 사용하가도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 만기가 길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금리가 높습니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는 일반적인 대개의 상황에서 양의 값을 가지게 됩니다.
장단기 금리차를 보는 이유는 미래 경제에 대한 전망과 현재 통화정책간에 이격을 보는 것입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다는 것은 장기금리에 비해 단기금리가 더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이는 연준이 긴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단기금리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끌어올려졌으나
시장에선 해당 고금리가 지속하기엔 경제가 받쳐주지 못할거라는 인식이 우세하여
장기금리는 상대적으로 덜 오를 때 발생합니다.
즉, 제약적인 금리수준으로 인해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때는 보통 시장에서 경기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한다는 것은 예대마진이 축소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대마진이 축소하게 되면 은행의 수익성이 부실화되므로 은행은 대출을 줄이려고 합니다.
은행이 대출을 줄이면 시장에는 디레버리징이 일어나 유동성이 줄어들고 민간의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여.
이는 결국 실물 경기 둔화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장단기 금리차 역전 -
장단기 금리차는 양의 값을 갖는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주 가끔 음의 값을 보이는 경우가 나타나며 이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고 합니다.
얼핏 생각해봐도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하다 못해 역전까지 일어난 상황이므로
시장에선 현재 금리 수준이 매우 제약적이며, 향후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해
장기채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FRED 사이트에서 아래의 장단기 금리차 차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로 1976년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경기침체(회색으로 표신된 기간) 전에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꽤나 신뢰도 높은 경기침체 신호로 여겨집니다.
다만, 모든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항상 경기침체로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현재 22년 7월 15일 기준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역전이 일어난 이유를 해석해보자면, 최근 인플레이션율이 9.1%를 기록할 정도로 고물가 상황이라
연준은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경기침체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서 매우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경기침체로 확정할만한 경기지표들은 나오지 않았지만
주식시장 및 암호화폐시장은 이미 경기침체를 염두에 두고 많이 하락해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들은 10년물 - 2년물 금리차 말고 10년물 - 3개월물 금리차를 봐야한다고 주장하며,
아직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나오지 않았단 것을 근거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1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 역전이 일어난 과거 모든 경우에서 100% 경기침체가 뒤따라 왔고
그 시점은 평균적으로 첫 역전이 일어난 9개월 후로 나타납니다.
역전이 다시 플러스로 정상화되게 되면 경기침체 진입에 임박했던 것을 과거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다른 지표들과의 관계 -
3. 미국 실업률
실업률과 같은 고용 지표는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어 경기 확장기의 마지막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 경기침체 전에 최저점을 찍고 침체에 진입하면서
급등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차 또한 침체 진입 전에 역전이 일어났다가 다시 플러스로 정상화되면서
침체에 진입하기 때문에 이 두 지표는 높은 상관관계를 가집니다.
과거 차트를 보면 10y - 2y 장단기 금리차가 실업률에 3~6개월 정도 선행하여 저점에서 반등하기 시작하고
역전의 정상화기 이루어지면 실업률이 치솟기 시작하는 패턴이 확인됩니다.
2. S&P 500 주가지수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강력한 경기침체 신호라고 해도 해당 신호가 떳다고 해서
모든 주식을 현금화하는 대응은 그닥 바람직하진 못합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과 경기침체 간에는 꽤나 긴 시차가 존재하며, 상황마다 시차가 꽤나 상이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위에 위치한 갈색 그래프는 S&P500의 로그차트이며 주황색 구간은 경기침체였던 기간입니다.
밑에 위치한 남색 그래프는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이며 빨간색 구간은 역전이 일어난 기간입니다.
참고로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는 트레이딩뷰에서 T10Y2Y 심볼로 검색하면 그리실 수 있습니다.
두 그래프를 보면 처음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일어난 시점과 주가지수 고점까지는
길게는 2년 가까운 시차가 존재함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역전 신호를 보고 주식을 매도했을 시 상당한 기회비용이 발생했을 것입니다.
아래 표는 76년~현재까지 발생한 모든 장단기 금리차 역전 기간에서 경제침체가 발생하였는지,
S&P 500 주가지수엔 어느정도 변동이 있었는지를 나타낸 표입니다.
98년에 발생한 역전신호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까운 경제침체와 매칭이 됩니다.
98년에도 경기침체 기준은 아니지만 -28%정도의 제법 큰 하락이 있긴 했네요.
만약 98년도 역전 신호를 2000년 닷컴버블의 경기침체 선행 신호로 본다면
모든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침체를 예고했으며,
모든 경기침체 전에는 항상 장단기금리차 역전 신호가 있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첫 역전신호가 나온 후 주가는 추가적인 상승을 보였는데요,
첫 역전 신호와 주가 고점간의 시차를 보면 최저 75일, 최고 673일로
평균을 내면 444일 약 1년 3개월이 나옵니다.
사실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장단기 금리차 역전만을 가지고 딱 떨어지는 필승전략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차나 추가 상승률, 최대하락률이 상황마다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확실한 것은 역전 신호는 경기침체의 강력한 신호이며,
추가 상승률보다 경기침체에 따른 하락률이 훨씬 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된 기간 동안엔 절대 레버리지를 써서 투자하지 말고
첫 역전이 일어난 시점부터 한 달마다 적어도 위험자산의 5~10%씩은 현금화하는 대응이
가장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매크로 지표나 갖고 있는 투자자산에 대한 정보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해야되겠지만요.
장단기 금리차 역전 기간 |
경기 침체 | 주가 고점 시점 |
첫 역전 신호와 주가 고점간의 시차 |
첫 역전 신호 후 고점까지의 상승률 |
주가 저점 시점 |
주가 고점 대비 저점까지의 하락률 |
78-08-18 ~ 80-05-01 |
금융 긴축 | 80-02-13 | 544일 | +15% | 80-03-27 | -22% |
80-09-12 ~ 81-10-23, 82-01-14 ~ 82-07-15 |
2차 오일쇼크 | 80-11-26 | 75일 | +13% | 82-08-13 | -28% |
88-12-13 ~ 89-06-29, 89-08-11 ~ 89-10-11, 90-03-08 ~ 90-03-29 |
저축대부 위기 | 90-07-16 | 580일 | +35% | 90-10-11 | -21% |
98-05-22 ~ 98-07-27 |
x (닷컴 버블) |
98-07-17 (00-03-24) |
59일 (673일) |
+8% (+42%) |
98-10-08 (02-10-10) |
-23% (-50%) |
00-02-02 ~ 00-12-28 |
닷컴 버블 | 00-03-24 | 51일 | +11% | 02-10-10 | -50% |
06-01-31 ~ 06-03-07, 06-03-20 ~ 06-03-29, 06-06-07 ~ 06-07-27, 06-08-14 ~ 07-03-20 |
리먼 브라더스 | 07-10-11 | 618일 | +24% | 09-03-06 | -58% |
19-08-26 ~ 19-08-30 |
코로나 팬데믹 | 20-02-19 | 177일 | +19% | 20-03-23 | -36% |
22-04-01 ~ 22-04-04, 22-07-05 ~ 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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