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분할 -
기업분할(spin-off)이란 여러 사업을 하는 기업이 사업부를 기준으로 회사를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 특정 사업 부문을 독립적으로 떼어내면서 자본과 부채까지 나누는거죠.
이 때 사업부를 나눈 뒤 남게되는 회사를 분할존속회사라고 하며,
새로 떼어져 나간 사업부는 분할신설회사라고 부릅니다.
기업이 사업부를 나누는 목적은 각양각색이며, 대표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 경영의 효율화, 전문성 강화,
자금조달, 투자독려 등을 목적으로 기업분할을 시행합니다.
기업을 분할하는 방식은 주주 입장에서 기업의 소유권을 어떻게 가지게 되느냐에 따라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뉘게 됩니다.
- 인적분할 -
인적분할은 기업을 수평적으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기업이 인적분할되면 각 사업부가 영위하는 자산(자본 & 부채)에 따라 회계적으로 분리되게 되고
자본금은 사업부의 순자산에 따라 분할비율이 결정되어 발행주식수가 나뉘게 됩니다.
각 주주의 주식도 이 비율에 따라 나눠지기 때문에 인적분할 후에도 지분율은 분할존속회사와 분할신설회사
모두에서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예를 들어, 작년 11월 SKT의 경우 통신분야를 맡는 분할존속회사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ICT 투자를 맡는 분할신설회사 SK스퀘어로 인적분할 되었는데요.
통신분야와 반도체 및 ICT 분야는 순자산 비율이 0.607 : 0.392였기 때문에 100주를 가지고 있던 주주의 경우
SK텔레콤 60주와, SK스퀘어 39주를 받게 되고 1주 미만에 해당하는 나머지는 현금으로 받습니다.
인적분할은 사업부가 나눠져도 신설회사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지분을 취득하기 때문에
소액주주가 선호하는 기업분할 방식입니다.
또한 신설 회사도 바로 상장이 되기 때문에 소액주주는 신설회사 주식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 물적분할 -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기업을 수직적으로 나누는 기업분할 방식으로
분할존속회사가 분할신설회사의 지분을 100%로 보유하여 자회사로 두게 됩니다.
따라서 기존 회사의 자본금은 분할되지 않고, 나머지 자산(자본 & 부채)은 분할되게 됩니다.
주주 입장에선 가지고 있던 주식수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분할존속회사의 주주가 되며
분할신설회사의 주식은 전혀 할당받지 않습니다.
물론 존속회사가 신설회사에 대해 100% 지배력을 가지므로 주주 또한 간접적으로 신설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직접적인 소유권이 없으니 맘대로 처분할 수도 없고 여러모로 소액주주 입장에선 불리한 방식입니다.
특히, 분할신설회사가 향후 기업공개(IPO)를 하게 되면 신주발행을 통해 자본금이 늘어날텐데
그럼 모회사인 존속회사의 지분율이 줄어들고 기존 주주들의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가치가 희석되게 됩니다.
게다가 떨어져 나간 사업부가 성장성이 높고 유망한 부문이라면, 존속회사는 투자가치가 더 크게 훼손될 수 있죠.
따라서 실제로 물적분할을 발표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주주 입장에선 물적분할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물적분할을 하지 않고 신주발행을 토해 자금조달을 하면, 모기업의 지분율이 낮아질텐데
물적분할을 하고 자회사의 신주발행을 하면, 모기업 지분율은 그대로라 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인적분할에 비해 분할한 자회사에 대한 처분이 사실상 자유롭고,
처분된 대가에 대해서도 경영상 재량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주주에게 선호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대기업들의 물적분할 이슈는 항상 문제가 되곤 합니다.
소액주주 입장에선 눈 뜨고 코베이는 격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물적분할과 유사한 기업분할 방식은 종종 일어나지만
분할된 신설회사가 IPO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만약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한다면 소액주주의 집단소송이 가능하여 대부분 철회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미국 등 선진국에선 보통 지주회사나 지배구조 상단의 회사 딱 한 곳만 상장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파벳에서 구글을 비상장 자회사로 물적분할하였지만, 지주사로 전환된 알파벳만 상장되어 있죠.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경우 거버넌스 측면에서 상당히 후진화되어 있고,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상당히 주요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자회사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대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 기업분할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 -
1. 인적분할
인적분할의 경우는 호재로 작용하기도 악재로 작용하기도 해서 명확한 상관관계는 없지만
이전 사례들을 보면 대체로 공시 이후에는 호재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거래 정지 후 상장 재개되면 재료 소멸로 다소 하락하는 경우가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먼저 작년 LG와 LX홀딩스로 인적분할된 사례를 살펴보면 20/11/26 최초 공시 직후에는 다소 주가가 떨어졌지만
이후 주가가 지속 상승하다 잠시 조정을 받은 후 거래 정지에 들어가기 전 다시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거래 재개 후에는 그동안 많이 올랐던 상승폭을 다소 반납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두번째로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인적분할 영향을 보면, LG와 마찬가지로 공시 이후 주가에 긍정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거래 재개 후에는 LG의 사례와 달리 추가로 상승하는 모습이 나왔네요.
2. 물적분할
물적분할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당연히 악재로 인식되어 공시 이후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분할되어 나온 자회사의 IPO가 예정되어 있다면 해당 공시일과 상장일 이후에도 주가에 하방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아래의 표에서 주요 물적분할 기업이 공시한 후 주가추이를 보면 모두 유의미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 확인됩니다.
먼저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했던 LG화학에서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사례의 주가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20/09/17 처음으로 물적분할을 공시하였는데 뉴스가 나왔던 16일과 공시일인 17일 모두
주가는 큰 폭으로 급락하였습니다.
이후 한달 정도는 지속적인 하락이 이어졌고 그 이후에는 아직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전이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선 LG화학말고는 배터리분야에 투자할 방법이 없어 다시 수급이 몰리며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물적분할 공시할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IPO는 21년 말이나 22년 초에 예정이라 하였기에
기한이 가까워짐에 따라 주가는 지속적으로 빠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20/12/17일 LG에너지솔루션의 IPO 공시가 나오고 LG화학의 주가는 추가로 하락하였으며
21/01/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고나서도 한달 반 정도는 추가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18/05/02 공시한 SK케미칼에서의 SK바이오사이언스 물적분할 사례입니다.
당연히 공시일인 18/05/02 이후에 주가가 지속 하락하는 상황이 나왔으며,
21/02/05 자회사 상장 공시일이 나오자 상승추세였던 주가가 하락 반전하고
21/03/18 자회사 상장일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빠지며 모기업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였습니다.
- 확인방법 -
기업분할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경우 당연히 필수적으로 공시를 해야 합니다.
국내주식의 경우는 공시사이트인 DART에서 보고서명에 '회사분할'을 검색하여 아래와 같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주식의 경우는 SEC의 10-12B 보고서나 stockspinoffs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만
위에서 말했듯 국내주식의 물적분할처럼 확실한 악재로 작용하진 않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은 별로 크지 않고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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