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금리의 구조와 그 경제적 의미
- 시장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 -
기준금리와 같이 중앙은행이 직접 결정하고 조절하는 금리를 정책금리라고 하며,
채권 또는 금융상품의 이자율이 시장 내 수급에 따라 결정되게 되면 시장금리라고 칭합니다.
보통 언론에서는 10년물(장기) 국채 금리를 대표적인 시장금리로 지칭합니다.
10년물 금리는 물가, 경기,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금융시장의 핵심 지표로 활용됩니다.
그 수준은 통화정책의 방향뿐 아니라 민간의 투자·소비 결정 및
주택담보대출, 기업 대출 등에 영향을 주어 실물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칩니다.
또한, 주식 등 위험 자산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있어 할인율로 자주 활용되기 때문에
탑다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 자금 조달 비용과 대출 금리가 같이 올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어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높아진 할인율로 인해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되어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 시장금리의 구조 -
시장금리는 단일한 개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되는 금리입니다.
따라서 구성요소들을 세분화해 본다면 금리의 변동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큰 틀에서 시장금리는 다음과 같이 실질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명목)시장금리 = 실질금리 + 기대 인플레이션
실질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순수 금리로 경제성장률, 투자 수요, 저축률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을 반영하며
기대 인플레이션은 해당 채권의 만기까지 시장이 예상하는 평균 물가 상승률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한 층 더 세분화해 보자면, 실질금리를 무위험 실질금리와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명목)시장금리 = 무위험 실질금리 + 기대 인플레이션 + 리스크 프리미엄
리스크 프리미엄은 무위험자산(예: 초단기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에 투자할 때
투자자가 감수하는 위험에 대해 요구하는 추가 보상입니다.
한편, 실질금리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을 제거한 무위험 실질금리는 상환 불이행,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 등
모든 리스크 요인이 제거된 오직 시간 선호만을 반영된 금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시간 선호란 “오늘의 100달러가 내일의 100달러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선택 성향, 즉 기회비용을 의미합니다.
무위험 실질금리는 측정되거나 계산될 순 없지만 이론적으로 0.75~1.00% 사이의 값으로 추정되곤 합니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자산에 내재된 다양한 위험 요인에 대한 보상으로,
그 성격에 따라 다음과 같은 7가지로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1. 기간 프리미엄 (Term Premium)
: 만기 기간이 길수록 불확실성(정책, 인플레, 디폴트 등)이 크기 때문에 요구하는 보상.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에서 기간 프리미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신용 프리미엄 (Credit Risk Premium)
: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제때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디폴트 리스크)을 반영한 보상.
미국 국채는 사실상 디폴트 가능성이 0에 수렴하므로 신용 프리미엄이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기업채, 신흥국 채권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이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됩니다.
3.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프리미엄 (Inflation Risk Premium)
: 실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리스크에 대한 보상.
기대(평균) 인플레이션 외에, 예측 불확실성(산포)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반영됩니다.
즉, 동일한 기대 인플레 수준에서도 인플레의 예상 오차 범위가 클수록 프리미엄이 높아집니다.
4.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 (Policy Uncertainty Premium)
: 중앙은행,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이 불투명할 때 요구되는 보상.
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질수록 금리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산되어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책 변화가 급격하거나 예상 밖일수록 이 프리미엄은 더 커집니다.
5. 유동성 프리미엄 (Liquidity Premium)
: 자산을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거래량으로 현금화하기 어려운 경우의 위험에 대한 보상.
국채처럼 유동성이 매우 높은 자산은 유동성 프리미엄이 작거나 음수일 수 있으나,
중소기업 채권이나 거래가 드문 자산은 높은 유동성 프리미엄을 요구받습니다.
또한, 시장의 전반적인 유동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수 있습니다.
6.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 (Market Risk Premium)
: 특정 자산이 전체 시장 변동성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베타)에 따라 요구되는 보상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나 주식은 베타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이 요구됩니다.
결국 이는 개별 자산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걸친 리스크 보상이라는 점에서 다른 프리미엄과 구분됩니다.
7. 환율 리스크 프리미엄 (Currency Risk Premium)
: 외화 자산에 투자할 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 보상.
예를 들어,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일본 기관은 엔화-달러 간 환헤지 비용이 크면
일본 시장에서 거래되는 해당 채권에는 더 높은 수익률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 10년물 국채금리의 구조 -
앞서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10년물 국채금리의 구성요소를 세분화해 볼 수 있는데
현재 10년물 국채금리를 약 4.5%로 가정할 때, 무위험 실질금리는 대체로 0.75~1.00% 수준으로 추정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BEI(Breakeven Inflation)를 통해 2.2~2.3% 수준에서 실측이 가능하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인 리스크 프리미엄의 총합은 약 1.2~1.5%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리스크 프리미엄에서 각 세부 요소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래 표와 같이 추정됩니다.
순위 | 리스크 프리미엄 항목 | 설명 | 추정 범위 (bps) |
1 | 기간 프리미엄 | 만기 불확실성 보상. 장기국채에 핵심적 요소 | 70~100 |
2 |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프리미엄 | 인플레 예측의 오차 리스크 | 20~30 |
3 |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 | 연준의 향후 경로 예측 난이도 | 10~20 |
4 | 유동성 프리미엄 | 국채는 음수 또는 0에 가까움 (높아지면 스트레스 상황) | -5~+5 |
5 | 환율 리스크 프리미엄 | 외국인에 한정, 미국 내 금리에는 반영 X → 간접 반영 | 조건부 |
6 | 신용 프리미엄 | 미국 국채의 경우 사실상 0 | 0 |
7 |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 | 국채는 베타 위험 거의 없음 → CAPM 적용되지 않음 | 0~5 |
미국 10년물 금리의 변동에는 물가, 경기, 통화·재정정책, 수급 요인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주요하게는 기대 물가가 높아질수록 경제 성장 전망이 높아질수록 장기금리에는 상방 압력이 작용합니다.
하기 표는 각 요인들이 금리 구성 요소에 영향을 주는 방식을 정리한 표입니다.
순위 | 요인 | 금리 구성 요소 | 영향 방식 |
1 | 인플레이션 (CPI, PCE, 기대 인플레) |
기대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 |
높은 물가 수준은 기대 인플레 상승 예측 불확실성은 인플레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
2 | 연준의 정책 방향 (FOMC, 점도표) |
무위험 실질금리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 |
기준금리 경로 기대를 통해 무위험 실질금리에 영향 불확실성 높으면 프리미엄 상승 |
3 | 경제성장률 전망 (GDP, PMI, 소매판매) |
무위험 실질금리 | 성장 기대가 높으면 투자수요 증가로 기회비용 증가 |
4 | 노동시장 (고용·임금·실업률) |
무위험 실질금리 기대 인플레이션 |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면 현재 시간 선호 강화 임금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짐 |
5 | 국채 발행량 / 재정적자 | 기간 프리미엄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 |
장기채 공급 증가 시 만기 리스크 보상 요구 증가 불확실성 높으면 프리미엄 상승 |
6 | 양적완화(QE) 또는 양적긴축(QT) |
기간 프리미엄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 |
장기채 수급 변화로 만기 리스크 프리미엄에 영향 불확실성 높으면 프리미엄 상승 |
7 | 글로벌 리스크 선호 / 회피 심리 |
기간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
위험 회피 심리 확산 시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일시적인 공포 심리는 유동성 스트레스 상황 초래 가능성 |
8 | 외국인 국채 수요 (일본, 중국 등) |
유동성 프리미엄 기간 프리미엄 |
수요 급증 시 유동성 프리미엄 하락, 수요 급감 시 상승 수요가 장기채에 집중될 경우 기간 프리미엄 감소 |
9 | 달러 강세 / 환율 환경 | 환율 리스크 프리미엄 | 환헤지 비용 증가 시 외국인 투자자 요구 수익률 상승 |
이처럼 시장금리를 구성요소별로 분해한 뒤, 최근 금리 변동의 원인을 분석하고
각 요소들의 향후 흐름을 전망해본다면, 채권 투자와 매크로 분석에 있어
매우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 10년물 국채금리와 다른 지표와의 관계 -
1. 향후 금리 전망
장기금리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 방향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향후 금리 인하가 대규모로 예정되어 있다고 시장이 예상할 경우,
장기금리는 이를 선반영하여 미리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대로 긴축 기조가 예상되면, 장기금리는 상승하는 움직임을 나타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노란 선은 1년 내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 폭을, 파란 선은 10년물 금리를 나타내며,
두 지표가 매우 밀접하게 함께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
10년물 금리는 다양한 선행지표와 심리를 반영하여 향후 경제지표 결과를 예측하는 성격을 가집니다.
씨티 그룹에서 발표하는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Economic Surprise Index,CESI)는 실제 경제지표 결과가
시장 예상 대비 얼마나 좋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 금리가 상승하면서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도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가 상승하게 됩니다.
반대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 금리가 하락하면서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도 같이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장기 시계열에서 CESI(파란색)와 10년물 금리의 13주 간 변화폭(빨간색) 차트를 같이 그려보면
두 지표가 동행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또한, 1~3년 정도의 짧은 구간으로 살펴보면 10년물 금리가 CESI를 3개월 정도 선행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이는 10년물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일정한 시차를 두고 경제 둔화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3. CPI & 유가
CPI와 유가가 안정되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기대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는 10년물 금리의 방향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10년물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투자와 소비가 둔화되어 원유 및 상품 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유가와 물가가 하락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10년물 금리와 유가, 물가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비슷한 방향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금리(하늘색), CPI YoY%(초록색), WTI(빨간색)의 차트를 그려보면
유가에 따라 물가가 변동하고 금리 또한 유사한 방향성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주가
10년물 금리와 주가는 서로 주요한 영향을 주지만, 그 다이나믹스는 매우 복잡합니다.
시장 내 주요 내러티브가 물가(인플레이션)일 때는 주가와 금리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반대로 주요 내러티브가 성장 기대일 때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10년물 금리 수준에 따라 주가와 금리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어 있는 5% 이상의 고금리 구간에서는 주가와 금리가 대체로 음의 상관관계를,
반면, 5% 이하의 저금리 구간에서는 주가와 금리가 주로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왔습니다.
한편, 2000년 이후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장에서 고금리로 인식되는 금리 수준이 낮아져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선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가면서부터 주가와 금리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산배분 관점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이나 고금리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오르거나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자산배분 효과가 약화되지만, 물가가 안정된 중·저금리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자산배분의 효과가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금리 시기에는 주가의 금리 민감도가 약화되면서 성장주가 주도하는 경향이 있고
고금리 시기에는 주가의 금리 민감도가 강화되고 섹터별 차별화가 심화되게 됩니다.
주식 섹터 별로 10년물 금리에 민감한 정도를 순위로 나타내면
부동산, 유틸리티, 바이오/헬스케어, 기술주 섹터가 금리 상승 시 가장 큰 주가 타격을 입는 경향이 있고
은행주의 경우 금리 상승 시 대출 마진이 개선되면서 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래 10년물 금리와 바이오 섹터 ETF(XBI) 시세 흐름을 비교해보면
22년 하반기 고금리 시기에 진입한 이후로 두 지표의 움직임이 데칼코마니처럼
반대로 움직이는 패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달러 인덱스
10년물 국채금리(파란색)와 달러 인덱스(빨간색)는 일반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함께 움직입니다.
10년물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금리 상승이 실질금리 상승을 동반할 경우, 달러 강세 압력은 더욱 강화되며,
미국 금리가 주요국 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질 때도 달러는 강세를 띠는 구조입니다.
다만,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나 달러의 국제적 지위 약화, 미국내 불확실성 증가와 같은
요인이 발생할 경우, 10년물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 인덱스는 하락하는 다이버전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래 첫번째 그래프에서 최근 달러 인덱스는 급락하면서 채권 금리는 상승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인덱스는 상승하고
10년물 금리는 하락하는 방향의 다이버전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그래프를 보면 경기침체 구간(초록색)에서 이러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확인방법 -
미국 10년물 금리의 경우 트레이딩뷰에서 US10Y 심볼로 검색하여 실시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이외에도 1개월물, 3개월물, 6개월물, 1년물, 2년물, 3년물, 5년물, 7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 금리모두 트레이딩뷰 심볼(3개월물의 경우 US03M)로 확인 가능하며,시장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시장금리는 10년물, 2년물, 30년물, 20년물, 3개월물 순입니다.한국의 국채금리 같은 경우도 트레이딩뷰에서 KR10Y 양식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